리뷰 한 잔

소년이 온다 _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작에 대한 개인적 기록.

건강한잔웰컵 2024. 11. 9. 00:43

 한강 작가가 노벨상을 받고 나서 주변에서 책을 읽으시는 분들이 조금 늘은 것 같습니다. 한강 작가의 책은 채식주의자만 읽어봤는데, 이번에 소년이 온다가 노벨상의 대표작으로 어느 서점에 올라온 것을 보고 호기심이 생겨 읽게 되었네요. 개인적인 감상과 줄거리를 짧게 적어놓으려고 합니다.

 

소년이 온다는 어떤 책일까?

 한강 작가가 인터뷰에서 그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맨부커상을 받은 "채식주의자"보다 "소년이 온다"가 더 많이 읽히고 사랑받았으면 좋겠다고 말이죠. 자기 작가 인생에서 상당한 정성과 노력을 기울인 역작임과 동시에 가장 많은 애착을 보이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2014년에 출판된 장편소설이라고 합니다. 2014년에 출판된 소설이 10년이 지난 지금 각종 서점과 온라인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책 1위에 랭크되다니 그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죠. 소설의 모티브는 5.18 민주화운동입니다. 그리고 그 당시 광주상업고등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다룬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 역사에 가슴 아픈 일이 전 세계에 알려질 수 있게 해 준 책이죠. 다만 그 내용과 배경 때문에 수많은 이들에게 위협을 받게 된 책이기도 합니다.

 

소년이 온다의 간단한 줄거리.

 책 자체는 여러 사람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형식입니다. 5.18 당시를 살아간 사람들과 그 이후를 살아가는 이들의 삶을 각자의 시점에서 보여주는 것이죠. 다성적 서술 또는 군상극의 형식을 갖추고 있습니다. 중학교 3학년 동호라는 인물이 친구와 시위행진에 참가했다가 계엄군의 무차별 총격을 경험하게 되죠. 그 후 잃어버린 친구를 찾아 전라남도 도청으로 향하는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하지만 죽은 영혼의 친구(정대). 죽은 이의 시점에서 우리에게 생명의 무게와 폭력의 허무함을 전달합니다. 그 후 5.18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죄책감과 고통으로 힘들게 살아가는 이들을 보여줍니다. 5.18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고통으로 내몰았고 망가뜨렸는지를 보여주죠. 

 5.18에서 수감되고 고문 받은 이들의 이야기도 나옵니다. 결국 그 끝이 매우 비극적인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는 국가의 폭력에 대한잔인함과 후유증을 알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또 그 시대에서 여성들이 받는 처참한 고통들 역시 같이 묘사됩니다. 마지막에는 처음 나왔던 동호의 어머니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고통. 자식을 잃은 부모의 삶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죠.

 

소년이 온다에 대한 개인적 기록.

 저 뿐만 아니라 책을 읽는 사람들 모두 비슷한 감정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여러 번 책을 놓고 싶었습니다. 재미가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나 마음이 아파서. 어느 순간 눈에 맺히는 눈물 때문에 더 읽기 힘들어서. 이런 아픔이 과연 시간이. 세월이 지난다고 무뎌지는 것이 맞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히 소설로 전해서 느껴지는 아픔만 해도 이런데, 이런 일을 직접 경험한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더 고통스러울까.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읽는 동안 생생하게 눈을 통해 머리로 그리고 그것이 몸에 퍼져가는 것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단지 읽는 것이 고통스럽지만 그것들이 우리에게 무엇을 전해주고 싶은지를 알고 싶어 손에서 놓을 수 없었죠. 개인적으로 채식주의자보다 더욱 마음에 들었던 책입니다. 채식주의자는 몰라도 소년이 온다는 꼭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