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원치않는 절망감에 빠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남들한테는 생기지 않을 일이 왜 나한테 생겨서 날 이렇게 힘들게 하는 걸까? 그런 상황들에서 우리는 대체 왜 나한테와 같은 질문과 함께 끊임없이 심연 속으로 가라앉습니다. 이런 상황에 놓였던 한 사람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알아보겠습니다.
눈도 팔도 다리도 망가진 아이.
1988년 어느 봄날이었습니다. 미국의 작은 마을에서 양쪽 눈이 모두 없는 남자아이 하나가 태어났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양팔과 양다리마저 도저히 걷거나 쓸 수 없을 정도로 굽어있었습니다. 아이의 부모는 세상이 무너지는 절망감에 밤낮으로 흐느껴 울었습니다. "왜 하필이면 이런 장애를 가진 아이를 낳았을까? 아니 왜 이런 아이가 태어났을까?", "이 아이가 커서 제대로 살아는 갈 수 있을까? 우리가 모두 사라진다면 이 아이는 어떻게 살 수 있을까?"와 같은 온갖 부정적인 생각들이 머릿속 가득 채웠지만 현실이 달라지는 것은 없었습니다.
하루하루 실의에 빠져 있던 부모는 더 이상 슬픔과 절망에 머물러 있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머릿속을 계속 맴돌던 부정적인 생각의 방향을 바꾸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장애가 있어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지 않을까?", "우리 아이도 잘 키우면 헬렌 켈러처럼 될 수 있지 않을까?"와 같은 새로운 질문들을 자신들에게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절망감 속의 기적은 스스로 만든다.
그날 이후로 부모는 걷거나 보지 못하는 아이에게 잘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걷지도 보지도 못하지만 들을 수 있는 덕분이었을까요? 어린 시절 아들에게 피아노에 대한 재능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 부모는 아들이 음악을 좋아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왔습니다. 아이는 그런 부모의 노력 덕분에 자신의 인생을 비관하기보다는 스스로 장애를 극복해 나가려는 청년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대학에 입학해서는 고적대에 들어가 200여 명의 단원과 함께 행진하며 트럼펫 연주자로 활약하기도 하였습니다. 2007년 1월, 미국에서 가장 큰 TV 쇼 프로그램에 출연할 당시 이 청년의 나이는 스무 살이었습니다. 휠체어에 앉은 장애를 가진 청년. 휠체어에서 연주하는 그의 트럼펫 연주는 많은 미국인들에게 감동을 선물하고 매료시켰습니다. 이것이 '기적의 트럼펫 소년'이라 불리는 패트릭 헨리 휴스(Patrick Henry Hughes)의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
미국의 심리학자인 마릴리 애덤스(Marilee Adams)는 『삶을 변화시키는 질문의 기술』이라는 책에서 '누구 탓에 이렇게 됐지?'라는 질문이 아니라 '내가 배울 점은 없을까?', '지금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와 같은 질문으로 바꾸라고 조언합니다. 모든 문제를 골칫거리로 보고 불평하는 과거지향적인 질문이 아니라, 실천과 가능성에 주목하는 미래지향적인 질문을 던질 것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휴스의 부모도 처음에는 과거지향적인 부정적인 질문만을 내뱉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이내 어떻게 하면 아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미래지향적인 질문으로 그의 인생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었습니다. 그 결과 휴스 역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것에 매몰되지 않고,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는 질문들을 통해 신체적 제약을 뛰어넘는 능동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꽤 쉽게 상황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들에서 우리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들이 삶의 질과 방향을 전혀 다른 곳으로 이끌게 됩니다. 미래지향적이고 건설적인 질문을 던지면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뿐만 아니라, 삶의 패러다임 자체를 변화시키는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게 됩니다.
오늘 하루도 어떤 문제로 절망감에 빠져 있지 않나요? 그렇다면 "무엇을 해볼까?", "잘할 수 있지?"와 같은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질문을 한 번 던져 보는 것은 어떨까요? 고작 질문만으로 뭐가 달라질까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소한 질문 하나가 우리의 삶의 아주 작은 가능성이라도 실현시키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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